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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가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마두수단 오자/이주노동자·네팔인

 

안녕하십니까. 저는 네팔에서 고용허가제(E-9) 비자로 한국에 일하러 온 마두수단 오자입니다. 천안에 있는 한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우리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에 와서 고용허가제 때문에 사업장을 변경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고용허가제 때문에 폭행, 폭언, 성희롱을 겪고 심지어 자살까지 한 이주노동자가 많이 있습니다. 사업장 변경을 못 하니 사업주가 이주노동자에게 노예처럼 일을 시킬 수 있습니다. 사업장을 변경해주는 대가로 500만원까지 돈을 받는 사업주도 있습니다.

 

예외적 이유로 3년 동안 세번까지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다고 했지만 사업주가 허락하지 않으면 변경을 못 합니다. 그래서 미등록 체류자가 된 이주노동자도 많이 있습니다. 우리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노예처럼 살기 위해 온 것이 아닙니다. 우리도 한국인처럼 사랑하는 가족이 있습니다. 전에는 한국인들도 경제 상황이 안 좋을 때 사우디 같은 나라에 간 것처럼 우리도 경제 상황 문제 때문에 한국에 일을 하러 왔습니다.

 

심지어 한국 정부는 우리가 받는 최저임금마저 빼앗으려고 여러 수단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숙식비를 공제하여 임금의 20%까지 사업주가 가져갈 수 있는 지침을 노동부가 만들었습니다. 제대로 된 숙소가 아니라 화장실도 없는 컨테이너, 스티로폼, 비닐하우스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숙소를 수십만원이나 공제하고 있습니다. 사업주들은 최저임금, 초과수당도 제대로 주지 않습니다.

 

대통령님, 다른 이주노동자 친구들처럼 저도 전에 인천에 있는 한 회사에서 열심히 일할 때 매일 욕만 먹고 폭행도 당했습니다. 외국에서 온 노동자들은 일터에서 마음 놓고 일할 수 없습니다. 지금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한국 노동자들은 밥도 같이 안 먹고 회식을 같이 한 적도 없습니다. 같이 일하는 한국 노동자가 나보다 어린데도 반말을 하며 부당한 일을 시킵니다. 이주노동자에게 이런 행동들은 너무 무섭습니다. 우리 이주노동자들은 범죄자가 아닌데 사람들이 이상한 시선으로 볼 때가 많습니다. 피부색이 까맣거나 가난하더라도 우리도 같은 사람이니, 차별하지 말라고 호소합니다. 우리는 한국에서 한국 사람이 기피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최소한 사람으로서 존중은 해야 하지 않을까요?

 

돈을 벌고 싶어서 일도 열심히 하는 우리 이주노동자들은 농촌의 농장에서 하루에 18시간씩 일하면서도 월급조차 못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용허가제로 온 우리는 일터에서 일하다가 아파도 아파요 말하면 안 됩니다. 병원도 잘 갈 수가 없고 사업주가 계속 일 시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회사에 1년 일하면 연차 수당 받아야 됩니다. 우리는 연차 수당도 받지 않고 연차 휴가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님, 한국에서 열심히 일하는 우리 이주노동자들이 일터나 한국 사회에서 차별받지 않기 위해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사업장에서 일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일터를 바꿀 수 있게 고용허가제를 노동권이 보장되는 제도로 바꾸고 사업장 변경을 사업주 허락 없이 할 수 있게 해주세요. 같은 사람, 같은 노동자로 존중받으며 일하고 살 수 있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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